잘 모르는 작가의 책을 사려고 고민할 때 주로 쓰는 가늠자중 하나는 그 책이 도중에 포기하지 않을만한 책인가? 하는 것입니다. 책을 이리저리 훑어보다 보면 일종의 느낌 같은 것이 오는데 그게 좋으면 한번 도전해 보는 거고 아니면 그냥 내려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한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단순히 말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문화를 함께 알아가는 것이란걸 몰랐던건 아니자만 새삼 깨달았습니다. 두 세 마디로 이루어진 단순한 대화의 숨겨진 뜻을 찾는 것은 숨은 그림 찾기의 숨은 그림을 찾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더군요. 책을 끝내는 게 정말 쉽지 않았지만 어쨌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는 작가인진 잘 모르겠지만 영미권에선 나름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모양인가 봅니다. 작품활동도 꾸준한 것 같고 저번 중고 서적 행사에 갔을 때도 이 작가의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더라고요.
제대로 읽었다고 말하기 조차 부끄러워 이런걸 써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제가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앞부분의 내용을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영화배우를 꿈꾸던 두 명의 남녀가 대중의 주목을 얻기 위해 마치 자신들이 유괴되어 처참하게 고문당한 뒤 산속에 버려진 것처럼 꾸민 자작극을 벌입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결국 법의 판결을 기다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둘은 법원으로부터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는 명령을 받게 됩니다.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고 시간이 흐른 뒤 이 책의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 ‘Alex Delaware'’는 어느 날 도로 가의 변사체로 발견된 젊은 여성이 바로 자신에게 정신 감정 의뢰를 받으러 왔던 그 여자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자문을 얻고 있으며 친구이기도 한 형사 ‘Sturgis’와 함께 수사에 동참하게 됩니다.
어쩌면 실제의 사건 수사의 진행과정은 이 책처럼 수많은 탐문 조사와 목격자 혹은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과의 인터뷰의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는 이의 입장에선 허를 찌르는 반전도 주인공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잘 보이지 않는 스토리가 좀 지루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범인 역시 뜻밖의 인물이기는 하나 그 동기가 너무 먼 곳에 있어서인지 마지막 부분의 그 공포감이 직접 피부로 와 닿지는 않더군요.
훌륭하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기대 이하였다고 하는 건 일단 제대로 읽을 능력을 갖추지 못한 제 탓을 먼저 하고 난 다음에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기회가 온다면 작가의 다른 책을 읽고나서 제대로 된 평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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