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3 December 2011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 구라치 준


범인을 직접 가리키는 단서를 제공하지는 않고 있지만 가급적 책을 다 마치신 분들께서만 읽으셨으면 합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제 의지와 상관없이 쉽게 트릭을 눈치 채실 위험이 있고 또한 책을 보시지 않은 분들껜 아래의 글이 그저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로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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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등장인물, 희생자 둘, 탐정 하나, 조수 하나, 남은 건 다섯 명, 범인은 누구?'

아무래도 너무 쉬웠다. 찍어도 확률 20%인 문제라니...수능도 아니고...자연스레 엉뚱한 쪽으로 잔머리가 굴러간다. 설마? 에이 아니겠지...음, 그렇지...작가가 아니라고 하는군. (그나저나 본격하면 한 가락 하셨던 그 분이 무덤에서 깨어나 이 책을 읽으면 '요런 깜찍한 것' 하지 않을까?) 본격물에선 사건을 쫓아가느라 달구어졌던 머리도 식힐겸 정리 정돈 정리할 시간이 좀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해야할 탐정이 제대로 된 중간 보고를 해주는 맛이 없는 건 좀 아쉽다.

그래도 반전은 대박이다. 난 내가 잘못 이해한 줄 알고 그 대사를 다시 읽었다. 냐하하...세상에 믿을 놈 없다더니...이런 식으로 낚는구나...푸하하...(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전혀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통쾌하다.

중간중간 등장한 깔끔한 삽화에는 괜히 겁먹었다. 지루하고 아리송한 프리젠테이션이 결말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더니 웬걸, 수리나 물리가 아닌 (소거법을 이용한)논리로 범인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다른 분들께선 어떻게 느끼셨나 들여다 봤더니 '동기' 이야기가 나온다. 근데 그거 '밀실살인사건' 이후로 구시대 유물이 된거 아닌가? ㅋㅋ

동틀녘에 책을 마치고 자리에 눕는다. 다른 때 같으면 한창 잘 나가는 팟 캐스트를 자장가 삼아 꿈나라로 갈텐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싱글거리고 있다. 참 오랜간 만에 맛보는 유쾌함이다.

Monday, 12 December 2011

나는 미스터리 팬이다.


아래 링크에 걸린 글을 먼저 읽고 오시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http://blog.aladin.co.kr/thisweek/5267634#8952763394

뜨끔했다. 그래서 내 블로그를 화면에 띄워 지금도 진행형인 '내 인생의 추리소설 50' 리스트 상단을 확인했다. 1위에서 10위까지 '미스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은 <노란방의 비밀>과 <애크로이드 살인사건>뿐이었다. 아주 가끔 한눈을 팔긴 했어도 나름 오랜기간 추리소설'만' 읽어왔기에 -누군가 묻는다면- '매니아'라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졸지에 '평범한 독서인'으로 전락하게 생겼다. 위기의식이 느껴졌다. 그래서...

어제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질렀다. 애초 계획은 한권씩 나누어 살 생각이었는데... 위 사진은 인증샷...(이쁘다...) 독자들 주머니 사정 생각해서 부디 천천히 내주시길...^^

Sunday, 9 October 2011

닥치고 정치 - 김 어준

10여년 전 딴지일보를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무한 카타르시스를 느낀 나는 그 이후로 나도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가끔 투고질을 시작했고 그 중 하나가 우연히 총수의 눈에 띄었다. 총수는 낙하산 임명장을 보냈고 나는 10여년도 더 된 그 메일을 아직도 지우지 않은 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내 반골정신은 결혼과 함께 '가카'가 계신 당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한 그 세월 동안 저멀리 심연으로 사라져버렸고 어느 '바보'의 억울한 죽음을 목격하고 나서야 다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10여년이 흘러... 총수가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회오리를 일으키며... 

티셔츠 입고다닐 용기가 없어 '나꼼수'의 은혜받은 신도로서 불충한 마음 어쩔길 없어하던 차에 이 책이 나왔다. 할렐루야.

지상렬 뺨치는 외모를 표지 한가득 들이민 저 뻔뻔함. 저 뻔뻔함이 좋아서, 그리고 부러워서, 미치겠다. 근데 이 책 광고가 진짜 'ㅈㅅ일보'에 실릴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 ㅋㅋ... 그리고 나꼼수 23회, 지금까지도 목을 빼고 기다렸지만 다음 23회까지는 더 힘들것만 같다. 홍반장의 예고출현. 아...졸라 기대된다. 

Thursday, 6 October 2011

호숫가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2006년 3월 14일에 쓴 글.


"왜? 3인칭이었을까?"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소설의 전개나 구조상 주인공격인 '순스케'를 '나'로 하는 1인칭 시점이 더 어울려 보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1인칭 시점의 글쓰기가 훨씬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기존의 추리소설을 뛰어넘는 벅찬감동이 있어 나로서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한 담당 편집자 '나혁진'님의 코멘트를 단순한 애사심 차원의 홍보용 멘트가 아닌 진심어린 독후감이라고 인정하고, 이 작품의 옮긴이가 후기에서 밝힌 '이 작품은 '입시지옥' '스와핑' '가정붕괴'등의 메세지를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다'라는 말이 사실이라면 3인칭이 아닌 1인칭을 썼더라면 그 효과가 더욱 커졌을 것이라는데도 개인적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쩌다 보니, 책보다 영화를 먼저 보게 됐네요.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아오야마 신지 감독이 만들었는데, 초반의 정밀한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사람의 마음까지도, 젓어까지도 투영되는 듯한 영화더군요. 막판이 너무 설교적이란 생각이 듭니다만,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경계에 있는 추리소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굳이 추리기법 차용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위 글은 '김봉석'님께서 '비평과 칼럼'란에 실린 '임석원'님의 같은 책에 대한 비평글에 다신 답글 입니다.(이런식으로 빌려온 것이 불쾌하셨다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전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 밑줄친 부분을 보면 이 영화의 감독 역시 이 소설이 어떤 교훈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 보입니다. 반대로 '김봉석'님은 그 영화의 막판 '설교'가 불편하셨던 모양입니다. 전 이 답글을 읽고 나름대로 가졌던 '추측'을 확신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 추측이란 소설 <호숫가 살인사건>은 읽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읽혀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을 다 읽은 지금 전 그 어떤 감동도 느끼질 못했고 그 어떤 사회적 메세지도 전달 받지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에겐 입시경쟁이니 가정파괴니 하는 모든 것이 그저 결말의 극적 반전까지 가는데 필요한 하나의 '장치'로 밖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일본에선 굉장히 뛰어난 운동선수가 나왔을 때 '괴물'이란 애칭(?)을 붙여주는 걸 가끔씩 보아왔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란 작가와는 처음 이지만 웬지 그가 '괴물'이란 수식어와 아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설 <호숫가 살인사건>은 마치 유아용 스케치북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밑그림만 그려져 있고 거기에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따라 독자가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런 스케치북 말입니다 . "그건 어느 소설이나 마찬가지 아니냐?" 라고 물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보통의 소설들은 '어쩌면 내 생각과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정도가 대부분이지 이 작품처럼 고의로 독자의 자의적 해석을 유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봅니다.

전 3인칭 시점이 1인칭이나 전지적 시점에 비해 독자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양이 제한 된다는 점에서 추리장르의 소설쓰기에 훨씬 더 적합한 글쓰기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다르게 이야기하면 독자가, 작품속 사건의 내용이나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대해 주인공이나 작가의 개입을 덜 받게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이유 때문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쓰기 편한 1인칭 대신 3인칭 시점을 택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는 것입니다.

덧붙여 한가지, 이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신기했던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전에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 배경이 되는 장소의 그림이나 주인공들의 움직임이 훨씬 더 선명하게 떠올져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것이 전적으로 작가의 능력인지 아니면 구질구질한 부연설명을 보태지 않고 독자의 상상력에 맡겼기 때문인지 그것까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여기까지가 원래 쓰려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아래에는 소설 <호숫가 살인사건>의 결말에 대한 '고자질'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신 분들께서만 스크롤바를 내리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왜? 3인칭이 아니고서는 절대 안되는지."에 대한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 생각은 바로 작가가 이 작품의 '극적 반전'을 위해서 1인칭이 아닌 3인칭 시점을 절대적으로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주인공격인 '순스케'는 아내인 '미나코'가 자신의 숨겨논 애인 '다카시나 에리코'를 죽였다는 사실을 처음엔 순수히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사건의 진위에 의심을 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끝에 가서 결국 자신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내게 되는데요... 자신의 아내가 한 살떨리는 거짓말...정말 남편이 못느꼈을까? 

만약 이 소설이 1인칭으로 쓰여졌다면 거짓말장이 '미나케'의 남편 '순스케'는 자신이 가진 더 많은 정보를 독자에게 내놓아야 했을 것입니다. 당연히 결말의 반전이 주는 스릴도 떨어졌을 테지요. 그러지 않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될 수 있는 한 감추기에 급급했더라면 어쩌면 자신이 쓴 작품 중간에 '독자에게 보내는 도전장'을 날린 '엘러리 퀸'의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일이 생겼을 런지도 모릅니다. 

작가가 3인칭을 선택한 것엔 이런 이유도 포함된 것이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 - 히가시노 게이고

2006년 3월 14일에 쓴 글.

지난번 <호숫가 살인사건>을 읽고나서 올린 글에 '히가시노 게이고'란 작가가 '괴물'이란 수식어와 잘 어울릴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간결하면서도 마치 공중 줄타기를 하는 듯한 아슬아슬한 대화를 통해 표현해낸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너무나 비범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백미는 바로 도입부 장면입니다. 주차장에 도착한 주인공 순스케가 차에서 내려 별장으로 가는 도중 따로 마련된 테니스 코트에서 그의 아내와 아내가 멤버로 가입되어 있는 클럽 회원들과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장면까지의 짧은 부분의 묘사만을 통해 작가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하는데 필요한 음습함과 불온함을 단번에 획득하고 있습니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그래서 <게임의 이름은 유괴>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시점이 1인칭이다 보니 흥미진진한 인물들간 대화가 줄어든 것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좀 산만한것 같기도 하고 웬지 짜임새가 없다는 느낌도 들었고 결말을 읽은 뒤 되짚어 보면 트릭 자체도 좀 엉성한것 같고 여하튼 - 워낙 잘 읽히는 소설이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화장실 갈 때랑 밥먹을 때 빼고는 궁둥이를 떼지 않고 끝을 냈지만 - '괴물' 이야기를 괜히 했나? 싶은 후회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장경현'님의 비평글을 읽었습니다.

여기 밑엔 작품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책을 읽을 읽으신 분들 께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위의 글만 읽고 작품에 대한 편견이 생기면 안되는데...-.-;;)









"확실히 읽으면서도 수상한 장면들이 역시 음모의 진행 과정임이 밝혀집니다. 그렇게 용의주도한 주인공이 왜 그걸 의심을 안 했을까요. 감상적인 상황이라고 해도 시신에 그렇게 조작을 한다면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텐데 잠깐 자동차 바깥에 서 있던 것만으로 그게 가능했을지 의문입니다. 뭐 따지고 들면 이런 것이 여럿 걸리긴 하지만..."

이 부분이었습니다. 뭔가가 머리에서 번쩍했습니다. 왜? '순스케'는 '가쓰라기 주리'가 시키는 대로 움직였을까? 너무 쉽게 거짓말에 속아넘어가고...그렇게 매사에 철두철미한 사람이 왜?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제게.

간단했습니다. '사쿠마 순스케'가 남자였기 때문입니다. 전 위의 글에서 웬지 트릭이 엉성한 것 같다고 했는데요, 만약 여성 독자가 이 작품을 꼼꼼히 읽어내려 갔다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너무나 분명한 헛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생각이 떠오를 때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완벽주의 '순스케'가, 자신이 '가쓰라기' 사장 첩의 딸이며 어릴적 생모에게서 길러지다 부모가 죽고 홀로 남자, 사장이 데려왔다고 이야기한 '주리'의 말을 아무런 의심없이 곧이 곧대로 믿었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순스케'의 직업이나 인맥을 살펴보면 그 정도의 사실 확인은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어딘가 모르게 개운치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틀어버릴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이야기 자체가 아예 도루묵이 되니까요.

아마도, 작가는 주인공 '순스케'가 여자에게 그렇게 호락호락 넘어가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걸 독자에게 심어줄 필요가 꼭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순스케'의 행동이나 생각에 독자들이 절대적인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적어도 상대하는 여성에 관한 '순스케'의 장악능력(?)에 관해서 만큼은...

이 책의 도입부는 그래서 교묘합니다. 작품 전체를 놓고봤을 때 '결혼이란 말을 꺼냈다고 해서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온 여성을 단번에 내쳐버리는' 이 부분은 '순스케' 성격의 한 단면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사실 크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진 않습니다. 그야말로 독자의 눈을 멀게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인 셈이죠.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전 '히가시노 게이고'란 작가에게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습니다. 괴물작가. 책 제목 은 '순스케'와 '가쓰라기'가 벌이는 게임을 두고 한 말이 아니라 어쩌면 작가가 독자들에게 던진 선전포고 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Wednesday, 28 September 2011

라이어 - 존 하트


변함없이 올해도 가을이 왔습니다. 저는 가을을 무척 타는 편입니다. 나이가 들고 삶에 찌들면 그런 감정들도 조금씩 무디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심해지기만 합니다. 고독을 달래려 오래전 구매해 두었던 <라이어>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난 지금 전 '자살'이란 단어를 떠올려 봅니다. 작년 가을 롯데 자이언츠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던 날 밤, 그래서 3년을 사랑했던 로이스터 감독과의 피할 수 없는 이별을 예감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던 그 밤, 아내가 마치 오랫동안 준비하고 작심한 듯 헤어지자는 말을 했을 때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그 단어를 말입니다.

아내가 TV 드라마를 보면서 눈시울을 붉힐 때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오해하지 말자’라고 늘 놀리면서도, 저 역시 막상 이런 작품을 대할 때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읽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작가의 글이 독자들의 보편적 감성을 깊은 곳까지 잘 파고든 것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그저 제 코드가 이 작가와 잘 들어맞은 것이 이유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저에겐, 바깥에선 존경을 받는 훌륭한 인물이었지만 집에선 폭군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사면초가의 상황으로 내몰린 1인칭 주인공 '워크'의 생각이나 움직임이 너무 절절하게 와 닿았습니다. 한 가지 흠이라면 사전에 충분한 복선 없이 전혀 뜻밖의 곳에서 밀어닥친 결말인데, 사실 이 갑작스런(?) 마무리조차 전 억지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작품의 그 어느 완벽한 결말보다 더 믿을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홈즈’를 좋아하다 <노란방의 비밀>로 본격적으로 입문한 뒤 ‘애거서 크리스티’와 함께 10대를 보냈지만 어쩐지 전 추리소설하면 ‘챈들러’의 작품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만약 추리소설이란 장르에 ‘본격’만이 허용되었다면 여름을 제외한 다른 계절엔 뭔가 다른 읽을거리를 찾아 헤맸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라이어>를 끝내고 집어든 책은 ‘기리노 나쓰오’여사의 <물의 잠 재의 꿈>, 그리고 다음 라인업은 제목마저 을씨년스러운 <지하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입니다. 秋리소설이 있어 행복한 가을밤입니다.

Monday, 19 September 2011

Please, stop ticking...

Two kinds of time are there...

The one to which you want to hold on, and the one from which you want to get away.

I wish I could keep the clock from running...

Sunday, 21 August 2011

Summer's gone...

It's raining outside announcing that the season for men has just arrived. I am ready to be hooked...kk

Wednesday, 3 August 2011

[마지막 형사 - 피터 러브시] 중에서...

"사랑이라는 게 존재하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 모두가 착각 속에 빠져 사는 걸까요? 사랑은 노랫말을 쓰는 사람이나 작가들이 만들어낸 무지개에 불과한 걸까요? 욕구는 이해할 수 있어요. 경탄하고 존경하는 것도요. 그런데 사랑은 그런 것들과는 다른 거죠...."

Saturday, 23 July 2011

원죄자 - 오리하라 이치

꼴 좋게 당했습니다. 작가가 옛다 하고 던져준 힌트를 언제나처럼 아무 생각없이 흘려 넘기다 막판에 한 방 먹었습니다. 반전에 닳고 닳은 독자들에겐 어쩌면 그저그런 반전일 지도 모르는 이 작품의 결말이 개인적으로 남다르게 느껴진 이유는 이전에 읽었던 서술트릭의 작품들과 달리 이 책을 읽는 동안엔 중간중간 분명 '어랏! 이거 좀 이상한데?'라고 생각한 시점이 적어도 두 번 이상 확실하게 있었다는 점입니다.

서술트릭 작품이야 누가 뭐래도 제대로 속는 맛에 읽게 되는데 이 책은 마지막 반전이 밝혀졌을 때, '오호! 의외로구나' 라는 생각 말고도 '뭐야 이거?, 아예 숟가락으로 떠 넣어줬는데도 못 먹은거 아냐?'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는 겁니다. 작가가 군데군데 깔아놓은 복선들이 이번처럼, 칼날같이 날카롭게 뇌리에 번뜩이듯 스치고 지나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벚꽃 피는 계절에...>의 결말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가는 느낌, <살육에 이르는 병>의 결말이 망치로 얻어맞는 느낌이었다면 <원죄자>의 그것에서는 완전히 우롱당했다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뭐, 진짜로 제가 멍청한 건지도 모르고요. ㅎㅎ

작가가 워낙 '얘도 범인, 쟤도 범인'인 것 같이 잘 만들어 놔서 600페이지가 넘지만 지루하다 느끼지는 않았는데, <벚꽃...>때 그랬던 것처럼 추리소설에 일면식이 없는 또는 추리소설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의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 누군가에게 추천해줬다간 제대로 욕먹을 수 있겠단 생각은 들었습니다.

Monday, 18 July 2011

Be satisfied.

I was entirely exhausted to have got paid attention to from my students most of whom were, as usual, continuously distracted by whatever reasons I don't even sometimes guess, as I barely managed, thinking that this would be the last job to be done before calling it a day, to call a mother to report how his son is doing in the class, which we do very routinely. She was panting as she took the call and she helped me not to be bothered to ask why with the answer that she just came back from her work, which was followed by extra information that she spent more than half a day at the work. She sounded as if she was also totally worn out. I, suddenly, became ashamed. 'I am teaching these students whose parents are working much more and harder than me at the works whose curcumstances might be even poorer to make their children's tuition fees part of which will end up in my income.' Having ended the call, I couldn't help but be determined not to grumble, though it doesn't mean I'm doing so now, at my surroundings whatever may happen.

Thursday, 7 July 2011

공간감각 열등생의 비애

<명탐정의 규칙>을 읽으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습니다. '으음...나만 그런게 아니로군. 독자 대다수는 트릭이 밝혀지는 부분에서 작가가 그렇다고 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단 말이지...하긴 먹고 사는 일만 해도 머리가 터지는데 재밌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벼들 필요가 있나? 뭐...'

지난해 하우미에서 압도적인(?) 득표 차로 최고의 추리소설로 선정된 작품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더디게 읽히는 고전인데다 다른 장르보다 페이지 넘김 속도가 현격히 느려지는 본격물 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끝내는데 걸린 시간이 다른 책들도 훨씬 짧았으니 빨려 들면서 읽었다고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그 비밀의 트릭이 밝혀지는 순간 까지는 말입니다...

이런 종류의 트릭은 입체 안경을 쓰고 3D 모델링으로 보여줘도 이해가 될까 말까 한 터라 그 페이지만 몇 번을 다시 읽었는데 도무지 전혀 그림이 안 떠오르는 군요. 이후에 설명된 사건의 재구성은 그럭저럭 알아들었으나 마치 된장국에 밥 안 시켜먹고 고깃집을 나온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군요. 능력 밖의 일이라 생각해 언제나 애써 무시하려 하지만 작품이 작품이니 만큼 속이 쓰립니다...ㅎㅎ

그나저나 읽던 도중 겁을 먹고 도중에 포기한 채 몇년이 지난 지금도 감히 다시 손 댈 생각을 못하고 있는 <점성술 살인사건>은 언제나 그 끝을 보려는지...

Wednesday, 6 July 2011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 히가시가와 도쿠야

Mike Myers' movies clearly taught us that a cultural differance or language barrier we can hardly overcome surely exists. This book, sold far more than million copies in Japan last year and chosen by the bookstore clerks as the best book they want the readers to grab, brought me a similar feeling. Although I can't say the book wasn't very inviting, it was far beyond of my ability to find the points that the Japanese who read this book would have relished.

Wednesday, 22 June 2011

What a can of beer prompted me to think.

The day I quit the job that I had long been dreaming to have, I made my promise that I would never have a job that otherwise could be one of the reasons why I live. Now I am recalling the resolution looking at the English written books which I barely had a chance to read recently.

Sunday, 19 June 2011

고백(告白) - 미나토 가나에

전부터 벼르던 책인데 간만에 짬이 생겨 서점 한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은 채로 그 자리에서 끝을 봤습니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읽었더라면 더 깊이 빠져들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좋은 책이었습니다. 여운이 좀 갈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추리소설 목록에 한 권이 더 올라가게 되는군요. 행복합니다.

Thursday, 16 June 2011

Are you scared of being given tomorrow?

'The guy whose life will be present tomorrow cannot beat the guy whose life will end today'

-from the movie <The Man from Nowhere>-

So...don't be afraid of having another day full of agony which for sure will finally come to an end.

Tuesday, 7 June 2011

은폐수사2 - 수사의 재구성 (곤노 빈)

사실 이 책은 저보다 제 아내가 먼저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났을 때 어땠냐고 물었더니 '글쎄 잘 모르겠는데'라고 하더라고요. 이제 갓 추리소설에 입문한 터라 내공이 부족해 뛰어난 작품을 못 알아보는구나하고 속으로 생각했었는데, 제가 읽고보니 꼭 그런 것 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은폐수사2>가 훌륭한 작품이 아니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작품 전반에 걸쳐 굉장히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는 조직 내부에서의 이권 다툼이라든가 권모 술수가 아내에게 어떤 식으로 읽혀졌을까하고 생각해보니 그녀의 시큰둥했던 반응이 이해 못할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단숨에' 혹은 '한번에'라는 표현을 적은 리뷰가 겨우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일 정도로 책 읽는 속도가 더딘 편인데 이 작품은 정말 빠르게 읽었습니다. 어느새 내가 이만큼 읽었나? 이렇게 몇번 생각했더니 벌써 결말이더군요. 정말이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한건데, 책을 읽는 동안 줄곧 <춤추는 대수사선>의 테마음악이 귀에서 윙윙거렸거든요... 혹시 다른 독자분들 중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이 계신가요?

누가 한 말인진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왜? 한국에서 추리소설이 인기가 없냐는 질문에 우리 정치가 웬만한 추리소설보다 훨씬 더 미스테리하기 때문에라고 이야기 하는 걸 들은 기억이 납니다. 약 한달전 부터 시작한 한 정치 관련 PODCASTING 방송을 요즘 듣고 있는데 그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비화'들에 비교해 보니 <은폐수사2>의 조직내 암투는 그냥 아동용 수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Monday, 30 May 2011

Do we more love smart phones than our partners?

I was having lunch in a restaurant, when a married couple sitting near my table came into my sight. Although it was not my intention to glance at them, I found myself doing it involuntarily and noticed that the couple were having their lunch without sharing any single word each other. The husband's eyes were fixed into a smart-phone that, from the sound I could hear, might be showing a video he may not want to miss. The wife, however, just having her lunch with great effort, using only one hand since she was cuddling a baby in the other hand. The scene I captured at that moment will be something I would never forget and will remain in my mind for a long time as a reminder of one of the disadvantages that modern conveniences have brought us.

Saturday, 28 May 2011

Do I need to have someone to talk to?

I, often, find myself having a one way mute conversation with celebrities in TV shows and relieving stress while I am holding a book. Would it be critical for me to make a friend to whom I can spill my guts? Am I really that much serious?

Monday, 23 May 2011

An accident(?) that could have changed my life.

On the way to my primary school was a book store that I used to stop by to get a book when there happened to be enough money for me to buy one. One day, My mom, who had noticed that I had been regularly bringing home some books, announced that she would help me to start a 'complete series of literature for children'. The following day, I showed mom several catalogs of children's classic that I picked up from the book store and we decided to take one of them.

After a couple of weeks, during which I could barely sleep, the books we had ordered finally arrived and we opened it. In the box are, as 'I' expected, fifty pocket size world famous classics for children. It was, however, not very long before I realized that what my mom actually wanted was not something that would lead me to a person full of imagination but something that would help have 'her' book shelves decorated nicely when aligned. My mom, whose face abruptly turned into pale as she witnessed the books that had poor appearances rather than beautifully designed hard covers, eventually, returned them to the book company, making little effort not to hurt my feeling.

Another a couple of weeks later, I was skimming one of the twenty biographies of great men, which are all far from what I hoped to read and, any of which I have seldom gone through since then.

Thursday, 12 May 2011

Is this feeling a kind of homesick?

While I was listening to Aussie accent 'again', I became badly sentimental which I have never thought it would. But, indeed, the familiar sound stirred me up, bringing the clear scene of the street where I used to work every day. I... really feel like to going back.

Wednesday, 11 May 2011

A book that I bought on impulse

"This is the book that you might have been longing for reading and will like your child to read". That's, at least, what it says on the cover of the book and made me have no choice but to buy it. ^^

Friday, 6 May 2011

A man with a shirt and shorts.

When I was returning from a convenience store tonight, I saw a man talking on a cellphone just beside an entrance of a karaoke room. He was wearing a white shirt with a tie and shorts that looked like inner wears. It seemed like that he had just came out of the karaoke only to take the phone call which could have come from his wife. What sort of excuse was he making for what he might have done inside the karaoke?

Thursday, 5 May 2011

What makes me feel I am alive.

What makes me feel I am alive at the moment is having my back on a bed, a remote in one hand and Oreo cookies in the other hand, in a room from which my wife is absent.

Tuesday, 15 March 2011

'THE MARK' - Jason Pinter

홍콩 영화 = 무술 영화라고 생각하던 시절, 극장에서 '영웅본색'을 보고 나오던 밤이 기억납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었죠. 그 때만큼은 아니지만 'James Pinter'의 'The Mark'를 덮고난 지금도 비슷한 기분이 듭니다. '스릴러'장르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이 작품을 통해 구원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에 제 왼쪽 손모가지 모두는 아니어도 새끼 손가락 하나 정도는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용을 미리 말씀드리는 건 너무 싫지만, 주인공 'Henry Parker'가 어느 방을 몰래 살피다 그 방의 주인에게 걸리는, '턱'하고 숨이 막혔다는 낡아빠진 어구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장면과 마치 '첩혈쌍웅'의 성당씬을 연상시키는, 작가가 '오우삼' 감독의 팬인진 잘 모르겠지만 여기서도 비둘기가 등장하는, 그 씬은 제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압도적인 명장면입니다.

많은 스릴러, 써스펜스 작품들이 독자의 두려움을 최대한 자극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관건은 누가 들어도 그럴싸하게 주인공을 얼마나 궁지로 몰아넣느냐인데 그러기가 참 쉽지 않다는 것을 이전에 읽은 작품들을 통해서 배웠습니다. 터무니 없는 설정이나 난해한 반전 그리고 황당무개한 캐릭터등이 그리 산뜻하지 못한 스릴러의 주범들이었는데 'The Mark'는 이세가지 모두가 극한까지 치닫기는 해도 지나침을 넘어서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서로 굉장히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마치 '구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무거움은 속도감을 저해하는 요소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한 때 '제임스 패터슨'의 <첫번째 희생자>를 읽고난 뒤 이 사람 책은 두번 다시 안 읽겠노라고 아무도알아주지 않는 다짐을 했던 건 그 책의 날아갈 듯한 가벼움 때문이었습니다. 스릴러는 제 아무리 두툼해도 중량감 있는 짧은 단편만큼의 포만감을 주지는 않는다라고 쭉 생각해왔었는데, 'The Mark'는 스릴러도 속도감과 깊이 둘다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작가가 어디서 도데체 이런 이야기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Sunday, 6 March 2011

<'정 은임'의 FM 영화음악> 중에서...

...말이란게 때론 참 간사하기도 하고 또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잖아요? 그런데요, 정말 말을 별로 하지않으니까 맘이 참 편안해지는게 생각도 많아 지더라고요...

<'정 은임'의 FM 영화음악> 11.13.1992일자 방송 (podcasting)중에서...

Sunday, 27 February 2011

울산 '반디 앤 루니스' - 문화 도시로의 신호탄

부산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10살을 갓 넘겨 지금 살고 있는 울산으로 이사온 뒤 햇수로 30년 가까이 살고 있으니 여기가 거의 고향인 셈입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신 분들께서는 어쩌면 이해하시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지만 지방에서 청소년 그리고 젊은 시절을 보내면서, 스스로에게 우스갯 소리처럼 '지방인 컴플렉스'라고 이야기하곤 하는 -서울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일종의 심리적 박탈감이라든가 소외감 같은 것을 참 많이 느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런 마음이 아예 없어진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인터넷의 혜택 덕분에 정보의 편중이 거의 사라졌고 교통도 좋아져 마음만 먹으면 하루 일정으로 서울을 갔다올 수도 있으니 뭐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젠 읽고 싶은 책이나 음반을 사기 위해 기를 쓰고 서점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었고 또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위해 동네 비디오 가게들의 후미진 구석을 훑을 필요도 없게 되었죠. -그 당시 그런데서 오는 재미가 쏠쏠했다는 것은 그래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군요. 또 그렇게 해서 건진 것들 중 제가 생각해도 대견스러운 보물들도 좀 있구요.- 그런 면에서, 지난 주에 울산의 한 백화점 지하 매장에 문을 연 '반디 앤 루니스'는 (저는 오늘 다녀왔습니다.) 어쩌면 그저 여느 가게하나가 문을 여는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아무 일이 아닐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게는 매우 특별한 날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곳 울산에 첫 대형 서점 '영풍 문고'가 문을 열던날 기쁜 마음로 이 곳에 (당시는 다른 '아이디'로) 글을 올렸던 것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규모나 분위기 면에서 제가 서울에서 본 그것들과는 사뭇 달라 내심 아쉬워했었죠. 그런데 오늘 가본 '반디...'는 -여전히 서울의 대형 서점들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넓이의 매장을 가졌고 분위기면에서도 매우 닮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기분이 좋았던건 짠돌이 기업 '롯데'가 이만한 자리를 내줄 때는 분명 시장성이 있다고 본 거 아니겠나? 하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영풍문고'는 롯데 백화점이랑 거의 마주보고 있는 '현대 백화점' 안에 들어서 있는데 두개의 백화점은 걸어서 100m 정도 거리입니다. 아마 지난 몇년간 가만히 지켜봤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이 서점의 오픈이, 울산이 공업 도시란 이미지에서 조금은 벗어나서 문화의 도시로 가는 일종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두개의 대형서점이 모두 백화점을 끼고 있다는 점이 어쩌면 그 한계를 설명하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전 좋습니다. 지금 이만한 크기의 매장이 들어섰으니 다음 번 매장은 (만약 생긴다면...이라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보단 적어도 더 커야 하겠죠. 크기가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떤 상징적인 이미지이니까요...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매장 안을 한참 -3시간여 동안-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피곤한 줄 몰랐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아내랑 만나 1시간 채 안되는 시간동안 한 쇼핑이 훨씬 더 절 지치게 만들더군요. ^^

Tuesday, 22 February 2011

FLYTRAP

There were a few people queuing at a 'Louis Vuitton' shop, waiting for the security guard, who was blocking the path to the inside with their feet forcefully planting to the floor, to allow them to be sucked in. A couple of customers inside the shop were purchasing things that for sure far more exceed my one month salary. I, momentarily, was reminded of 'Flytrap'

When I feel I am undergoing the aging process -1

The time I found myself feeling suddenly impotent, knowing that there are no more nutritional supplements I've been taking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