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16 May 2010

THE FORGOTTEN GARDEN - Kate Morton

한 2년 바깥에 나와 있으면서 '롯데 야구' 랑 떨어져 맘 편하게 잘 살았는데 귀국해 '자이언츠' 특유의 애간장 태우는 경기에 다시 가슴 졸일 일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뭐 여기 있으면서 아예 경기를 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호주 인터넷이 느리기로 유명한데 제가 처음 다녔던 영어학교의 같은 반 녀석 집주인이 최고 속도의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가끔 생각날 때면 그 친구 집에가서 인터넷 방송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외로움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감독으로 새로 부임한 '로이스터'를 보고 생각한 것이 있는데 감독의 통역원 역할을 수행하는 저분은 영어를 잘하는 이들중에 야구에 밝은 사람을 고른 것일까? 아니면 거꾸로 야구를 해본 사람들중에 영어와 친숙한 사람을 고른 것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 분의 어투와 행동을 지켜본 결과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후자 였는데 그 차이를 제 자신에게 그럴싸한 근거로 납득을 시키는건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실은 한달 여전, 여느때 주말처럼 하염없이 서점안 진열대를 지나다기며 어기적거리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추리소설 작가 타이틀을 달고 있지 않은 작가가 쓴 추리소설에 가까운 글은 어떤 느낌일까? 이런 생각이 들자 무조건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길로는 추리소설 섹션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서는 오랜 방황과 고민끝에 세권의 책 -이 전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작가가 썼지만 표지에 실린 내용 설명이나 서평으로 보았을 때 추리소설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듯한- 을 골라들고 나왔습니다. (사실 그렇게 고른다고 골랐건만, 그 세권 중 하나인 'Nineteen Minuets' 을 쓴 'Jodi Picoult'라는 작가의 다른 책은 일전에 'decca'님이 올리신 아마존 닷컴 미스테리,스릴러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있더군요...ㅎㅎ)

그리고 여기 이 작품 'The Forgotten Garden'은 그 중 하나입니다. 작가, Kate Morton, 의 데뷔작은 'The House at Riverton' 이라는 제목으로 (호주에서의 타이틀은 'The Shifting Fog') 미국과 영국에서 2007년 발행됬는데 책설명에 따르면 넘버 1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다고 합니다. 'The Forgotten Garden'은 그녀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이야기안에 또다른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걸 '액자식 구성'이라고 한다고 학교에서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이중 액자 구성이 되는 셈입니다. 이야기의 핵심이자 본질은 1913을 전후로 영국의 어느 장원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원인이 되어 영문도 모른 채 머나먼 호주에 홀홀단신 내버려졌던 아이 'Nell'이 어느덧 할머니가 된 뒤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그 사건의 내막을 알아내기 노력하는 이야기가 두번째가 되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손녀인 'Cassandra'가 할머니가 자신에게 유산으로 물려준, 이제는 쓸쓸하고 황량한 저택이 되어버린,영국의 그 장원과 임종직전 남긴 말의 비밀을 풀기위해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할머니의 뒤를 밟는 다는 이야기가 세번째입니다.

많은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읽다보면 중간에 내려놓고 싶은 녀석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 책도 그런 녀석들 중 하나 였는데 그게 재미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힘들어서' 였습니다. 책장에 꽂힌 책들 중엔 '존 그리샴'도 있고 '제임스 패터슨'도 있는데 꼭 고생해가며 이 책을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책 1/3정도 읽을 때까지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특히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묘사 부분이라든가 사실 이전엔 접해본 적이 없는 당시의 어투와 문법은 그 이미지와 의도를 구체화시키지 못해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고통스런(?) 시간이 잦아들고 안정을 되찾기 시작한건 중반을 넘어서 이야기의 분위기에 녹아들고 어색한 영어 표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힘든건 그대로 였지만 책을 마쳐야겠다는 의지(?)가 생겼고 이야기가 종반으로 치닫자 이 아련하고 슬픈 동화에 하염없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실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우울모드였는데 헤어나오기까지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것 같습니다. 오늘 손에 든 '존 그리샴'의 'The Associate'가 치료제가 좀 되었으면 좋겠는데요...

어차피 추리소설 작가가 쓴 책이 아니기에 미스테리적인 구성을 갖고있기는 하나 큰 반전을 기대한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말미엔 허를 찌르는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상대팀의 약한 투수가 던지는 연습투구를 지켜 보며 '겨우 이정도야?' 하고 있다가 막상 타석에서 삼진을 먹고 들어온 4번타자처럼 깔보다 당한 셈입니다. 그리고 그 반전이 의문의 열쇠를 푸는 핵심이었기에 더 자책하게 됩니다. 왜 미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고 말입니다. 프로 추리소설 독자답지 못하게 작가가 던져주는 미끼나 덥석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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