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작하니까 '책이 뭐 별로였나?' 라는 물음표를 떠올리실 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리자면, 실은 그게 아니라 반대로 읽는 동안 굉장히 즐거웠었습니다. 단지 그게 제 예상과 달랐을 뿐이어서 말이죠. 이 책엔 숨막히는 전개도 혀를 내두르는 반전도 없지만 '아! 다음은 요런식으로 흘러가겠구나...' 하는 제 나름의 예상에서 조금씩 그것도 아주 살짝 비켜가는 스토리 전개는 이 'Michale Robotham'이라는 사람이 우리 머리 꼭대기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어긋나는 전개는 알게 모르게 저를 불안하게끔 몰고갔는 데요, 실은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작중 탐정 노릇을 하는- '주인공'의 행동거지를 지켜봐야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큰 요소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장애우'들을 차별해서 본다는 말이 아니니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작가는 우리가 다 아는 이 병의 증상을 군데군데 절묘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줄곧 따라다니던 개운치 않은 기분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서도 가시질 않았습니다. 범인이 잡히니 해피(?)엔딩이긴 한데 끝을 보고났을땐 마치 단조로 끝나는 음악을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묵직하고 뭔가 내리누르는 것 같은 그 기운은 한 동안 곁을 떠나질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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