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27 March 2010

FLESH AND BLOOD - John Harvey

가끔은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작품 속의 인물들이 남긴 인상이 너무 뚜렷해 한참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이 책 ‘FLESH AND BLOOD’의 그들은 이 전보다 좀 더 오래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끝을 본 지가 보름 정도 되어가는데 여전히 그 모습들이 이따금 아른거립니다. 그래서 그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무언 가라도 남겨야겠다고 자판에 손을 올려놓긴 했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언제나처럼- 마땅한 말이 떠오르질 않는군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외로운 사람들입니다. 왠지, 못하는 술이라도 한잔 같이 해가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만약 세상이 정말 이런 사람들로 우글거린다면 ‘우울증’은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비염 정도로 인식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전에도 읽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전 그들의 고독은 가끔 멋으로 포장되기도 했었는데 이 사람들은 그런 멋대가리들 조차 없는 인간들입니다. 누군 가에겐 그저 황폐하고 메마른 인간들로 비칠 지도 모르겠지만 그들 역시 ‘살과 피’로 구성된 정을 가진 인간들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아마도 저에게 최고의 섹스 씬으로 기억될 이 작품 속의 그 것은 추하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아름답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액션영화의 주인공이기를 희망하지만 현실 속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지는 않듯이 누군가 원 없이 외로움을 즐기고(?)싶은 분이 계시다면 ‘FLESH AND BLOOD’은 충분한 답이 될 것이라고 말씀 드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 사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으시리라는 가정하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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