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이바노비치'의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1,2권을 읽는 동안 줄곧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생각이 있었는데, '만약 이 책을 원서로 읽는다면 좀 더 재밌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행여라도 오해가 있을까봐 말씀드리지만 번역자분의 능력을 의심했었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사실 이 글이 너무 재밌어 책장을 넘기는 동안 연신 키득거렸었는데, 그러면서도 어딘가 좀 허전하고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좀더 멀리 갈 수 있는데, 그러니까 좀 더 웃길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요. 다른 언어의 글이 우리글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어쩔 수없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불가항력적인 손실. 뭐 그런거 말입니다...
'얘는 뭐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 하나?'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고, 아니면 눈치가 100단, 아니 그 정도 까지도 필요없고 한 10단, 이신 분들은 '그래 니가 뭔 말 하려는 지 알아.' 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본론을 바로 말씀드리자면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라는 것입니다. 헌데 아쉽게도 자신있게 엄지 손가락을 쳐들기가 껄끄러운건 아무래도 그 재미의 상당부분이 좋게 이야기 하면 '언어적 유희' 이고 좀 다르게 표현하면 '말 장난'인 것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직 한 번도 원서와 번역서를 동시에 읽어본 적이 없어 원서의 글이 어떤 식으로 우리 글로 옮겨지는 지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 역시 좀 조심스럽스니다만, '만약 정말 운좋게도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진다면 그 '불가항력적인 손실'의 크기가 얼마만큼이 될까? 그리고 자잔하지만 절대적 재미를 보장하는 잔가지들이 싹둑 쳐져도 정말 읽을 만한 책이 될까?' 뭐 그런 생각들이 꼬리를 무는것이 사실입니다.
혹시 책 제목에서 낌새를 채셨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 글의 화자는 '개'입니다. 실은 이 개가 자기 이름에 굉장히 예민하니 앞으론 이름(CHET-쳇)으로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글로 적고보니 그 이름도 좀 웃기군요. (웃음이 헤픈건지 아님 코드가 다른건지 암튼...ㅎㅎ) 그리고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은 '쳇'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간 세상에 대한 풍자라고 말씀드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나름의 기승전결을 갖춘데다 깜짝 반전도 있고 거기에 하드보일드 소설 풍의 유쾌한 대사로 넘쳐나는 이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멋있지만, '쳇'이 인간의 언어를 자신의 언어 능력안에서 이해하려고 애쓰거나 인간의 몸짓을 자기 종족에 빗대어 해석하는 장면에서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확신하건대 아마도 당신은 -개를 좋아하는 분이시시거나, 혹은 그렇지 않은 분이라 할 지라도- 이 책을 읽고난 뒤 개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개인적으로 일독을 권하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자신이 경찰로 일하던 시절, K-9 트레이닝을 받았던 경찰견 출신 '쳇'과 함께 사설탐정 일을 하고 있는 '버니'는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은 딸을 찾아달라는 여인의 의뢰를 받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사춘기의 일탈쯤으로 여겼던 '버니'는 조사를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는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차츰 그 수사망을 넓혀가지만 시간이 흘러도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나타나질 않고, 그러던 어느밤 자신의 파트너인 '쳇'마저 홀연히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무언의 목격자'가 되어 다시 돌아온 '쳇'. 과연, 버니는 이 미궁의 유괴 사건을 스테이크와 감자칩에 환장한 명견(?) 쳇과 함께 무사히 해결할 수 있을까요?
No comments:
Post a Comment